'어떤 길을 정해놓고 그 길을 좇아가는 것이 아니라 열리는 길을 가라. 그럼 예상치도 못한 곳에 도달할 것이다.'

하버드대학교의 첫 여성 총장이었던 드루 길핀 파우스트의 말인데요. '될 일은 된다'의 저자이자 내맡기기 실험의 영적 치유자 마이클 싱어의 세계관과도 맞닿아 있는 관점이죠. 그리고 이 세계관은 지금의 저에게도 닿아있습니다.

독감에 걸려 격리 중이었던 아이가 다 나아서 오늘 학교에 다시 등교하게 되었어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터에 나가지 않고 집에 있는 제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는데요. (가끔 일 그만두고 잠깐 쉬고 싶을 때는 있었지만요:) 아이가 아플 때 곁에서 종일 함께할 수 있다니 참 새삼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지금 이 시간이 제 인생에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주말에는 리추얼 메이커와 치어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자아 성장 커뮤니티 밑미의 3월 리추얼 회고 미팅이 있는 날이었어요! 매달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함께 리추얼을 하고 있지만 이 또한 제가 미리 정해놓은 일은 아니었어요. 리추얼을 하다 보니 우연한 기회로 함께하는 사람들을 응원해 주는 치어리더가 되었고, 치어리더로 활동하다 보니 새로 만들어진 리추얼 메이커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 일이 제가 해본 어떤 일보다 저를 살아있게 만들어줘요!

생각해 보니 정해놓은 길은 아니었지만 제 마음속에 분명히 자리하고 있었던 무언가가 있었어요. 직장일과 육아를 병행할 때는 언제나 아이와 더 깊은 교감을 하기를 원했고, 10년 전에 써놓은 노트를 보니 '마음 경영 연구소'를 세워 함께 성장하기를 원했더라고요. 제 기억엔 '쇼핑몰 CEO'를 목표로 했던 일만 기억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심지어 그 노트에는 '긍정 에너지' , '관계를 통한 성장'이라는 말도 적혀있어요. 제가 지금 진행하는 리추얼이 바로 자신에 대한 긍정 에너지를 함께 느끼는 것이거든요.

'마음속에 길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길을 정해 놓고 쭉 걸어오지는 않았지만 마음에 난 길로 결국엔 닿게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기회가 왔을 때 그게 기회인지 무엇인지도 모른 채로 다른 세계에 몸을 기울였고요. 열리는 곳으로 계속 더 들어왔더니 예상치 못한 곳, 그러나 언젠가 꿈꿨던 바로 그곳으로 와있네요. 마음속에 난 길은 잘 보이지 않다가도 몸을 기울이면 그때 비로소 열리나 봐요.

은 열리는 길로 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