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보다가 문득 어제 가장 와닿은 말이 있었어요. 플라톤 대화록 '대 힙피아스'를 강연해 준 이태수 교수님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향유하려면 아름다움에 대해서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한다."라는 이야기가 저에게로 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달 그 말을 '진'하게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는 단연코 RM의 앨범 <인디고(INDIGO>였고요. 아름다움이 그의 일에, 그의 음악에 담겨 있더라고요. 음악을 들으면서 생각했어요. '아름다움을 일에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요.
인디고(indigo)는 BTS의 리더 RM의 20대의 마지막 솔로 앨범이에요. 믹스테이프 mono와는 달라진 사유의 스펙트럼이 담겨 있는데요. 모노톤에서 인디고 빛으로 변화한 그의 색깔이 일기장처럼 펼쳐집니다. 앨범 사진은 윤형근 화백의 작품 '청색'이 담겨 있는데요. 첫 번째 트랙은 그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작가 고 윤형근 화백을 기리는 헌정곡입니다. 이 곡은 윤형근 화백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돼요. "평생 진리에 살다가야 한다 이거야. 플라톤의 인문학에서는 인간의 이제 그 본질인데, '진선미' 진실하다는 '진'자 하고 착할 '선'자하고 아름다울 '미'하고인데 내 생각에는 '진'하나만 가지면 다 해결되는 것 같아.
Text 긍정의 말
점 하나 긋는 것도 나와 같이
그림은 그 사람의 생활 자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그 솜씨만은 그대로 남는 것 아닌가 싶다. 그래서 점 하나 선 하나 긋는 것도 그 사람 같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 책 '윤형근의 기록'
품고 낳는 일
예술은 만드는 것이 아니오, 낳는(生)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든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생각에서 몸짓으로 해서 손으로 이루어질 때 그것은 그 사람이 낳는다고 볼 수 있다.
- 책 '윤형근의 기록'
일은 생활의 흔적이다.
사실 그림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떤 자세로 살아가느냐가 문제이지. 예술이란 생활의 흔적일 뿐이라고 생각된다.
- 책 '윤형근의 기록'
아름다움은 내면에서 창조된다.
아름다움을 달성하려면 나 자신과 하나가 되어야 하며 다른 누구도 아닌 나만의 일을 해야 한다. 아름다움이 발견되어, 운 좋게 창조될 수 있는 대상은 내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 책 '페터 춤토르 건축을 생각하다.'
당신의 나침반을 따르세요.
염원하는 것은 당신의 내면에 있는 매우 정확한 나침반입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를 말해주죠......당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어떤 것이 있다고 할 때, 저에게 그 어떤 것은 바로 연주하고 싶은 음악이었습니다.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알고 싶었어요. 어떻게 해야 저런 소리가 나는 것인지......그리고 지금, 이 나이가 되어서 그때와 똑같은 곡을 듣는다고 해보죠. 젊었을 때는 알아채지 못한 수백만가지를 듣게 될 거예요. 저의 이해력은 어떤 표현을 빌리자면 어렸을 때보다 몇 광년 진화한 거잖아요. 그래도 여전히 그때의 음악을 정말로 듣고 싶습니다. 열쇠는 그겁니다. 나침반을 따르세요.
- 책 '팻 메시니'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것
아름다움은 자신과 같이 아름다운 말을 구사해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것이다. - 힙피아스
- 플라톤 대화편 '대 힙피아스'
자기 자신을 알게 되는 일
"유영국에게 자연을 그린다는 것은 그것을 구현하는 것, 즉 자기 자신을 바쳐서 자연을 이해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자신을 알게 되는 것이었다."
시대를 불문하고, 어떤 사람이 '재능 있다'는 것은 '끝까지 순수하게 성실하다'는 것과 동의어임을, 나는 유영국이 온 생을 바쳐 증명한 그림을 보며 다시금 깨닫는다.
- 책 '인생,예술'
주저하지 않고 나 자신을 내던진다.
"누군가를 진짜 웃기려면 나를 버려야 돼요. '내가 이렇게 웃겨버리면 내 위상은 어디로 가는 거지? 이런 고민하는 사람은 절대 웃길 수 없어요. 그러니까 누구를 웃기는 행위가 진짜 위대한 행위인 거죠. 누군가를 웃겨보겠다고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나 자신을 내던지는 것까지 해야만 가능한 거니까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별로 주저하지 않는 편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영화감독 이경미